코로나 때문에 흉흉해서 예전만 못하지만 성수동은 여전히 잘 나간다.
성수동이 핫한 이유를 여러 매체, 뉴스레터, 블로그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설명하고 띄워주기가 바쁘다.
여러가지 이유를 대지만 이유가 간단하다. 그리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도 지금은 뻔해 보인다.
성수가 핫한 이유를 간단하게 말하면
새로운 개발 지역을 찾는 개발업자와 지역발전과 낙후된 지역을 재개발해서 성과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지자체의 공무원들의 이해가 서로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에 어떻게 될지도 뻔하다. 경리단길처럼 될 것이다.
우선 이런 분석을 한 이유를 요약하고 다시 결론을 정리해본다.
성수가 핫한 이유
우선 성수는 거리가 넓고 옜날 건물을 리모델링한 예쁜 FNB들이 매우 많다. 어딜 가도 사진을 예쁘게 찍어서 인스타에 올릴만한 것이 있다.
최신 외국산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해서 MZ세대의 감성과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심리를 자극한다.
옜날 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를 만들고, 식당을 만든다. 그리고 특이한 옷, 악세사리 몇개를 걸어넣고 가격표를 붙인다음 젋은 예술인의 작품이라고 홍보하며 갤러리 카페, 갤러리 식당, 예술인의 집이라고 홍보한다.
가격이 강남, 홍대, 이태원에 비해 비싸지 않고 사람이 매우 많은 것도 아니다. 강남, 이태원, 홍대에 자주 가지 못하거나 부담스러워서 가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가기에 적당히 괜찮은 곳이다.
사실 강남의 물가는 서민들이 자주 가기에는 여간해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성수는 개발하기 좋은 곳
개발하기 좋은 기존 부지와 옜 건물들
자동차 공업사, 가중 공장, 섬유 가공 공장들이 있었던 영세 공장지대로 대부분의 사무실, 공장 부지들이 넓고 길이 큰 편이다.
개발해야 할 부지들의 터가 공장이나 자동차 공업사같은 것으로 쓰인 것들이라서 기본 자리가 넓어서 공사하기도 편하고 큰 카페나 식당을 만들기 쉽디.
건물들이 오래되었지만 구조가 단순한므로 리모델링하기가 너무 쉽다. 공장건물이든지 일반 주택이든지 옜날 감성이 잘 묻어 있어 리모델링을 잘하면 레트로로 감성을 자극하는 인테리어, 익스테리어로 사람을 모으기 쉽다.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지자체에서 개발비용과 임대비, 창업에 대한 혜턱을 주고 여러가지로 지원을 해준다. 처음 개발해서 들어가는 것이 큰돈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20, 30대의 공방, 카페같은 것을 하는 젋은 창업자들을 꼬득여서 창업하게 하고 잘 안되면 다른 사람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지자체는 어차피 큰 손해가 아니므로 지원을 마구잡이로 한다.
성수의 문제점
이제 부정적인 점을 짚어본다. 너무 많아서 다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문제가 있으니 최대한 짧게 요약해본다.
FNB밖에 없는 성수
이태원 처럼 FNB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성동구는 홍보하지만 하지만 사실 성수에 가보면 FNB밖에 없다.
빵집, 식당, 카페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고 갤러리, 공방도 몇개 있지만 구색갖추기이고 대부분의 갤러리는 커피를 판다. 복합시설이라고 홍보하지만 사실은 카페들이다.
그 외에 뭐가 있는지 살펴보자. 막상 찾아보면 없다.
기획 개발의 놀이터
상당히 많은 젊은 개발업자가, 투기꾼을 이미 괜찮은 자리를 다 선점했고 남은 것도 다 싹슬이하고 있다. 판박이로 비슷한 컨셉으로 개발한 카페, 식당, 복합공간이 줄줄이 들어서 있고 아직도 개발 중이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모두 다르지만 두 세번 가보면 모두 비슷비슷한 컨셉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기획 업자가 사들여서 리모델링 한 후에 다른 이들에게 되파는 것으로 기획 개발업자들이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게 지자체가 도와주고 있다.
지자체의 세금 낭비
앞서 일부 얘기했지만 뒤쳐진 지자체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다. 성동구는 부유한 지자체가 아니다. 건대입구와 신천이 흥하던 동네였지만 신천은 중국인들의 과도한 인입으로 인해 동네의 문화가 퇴폐적으로 바뀌면서 쇠퇴해 버렸고 건대입구는 그저 그렇다.
그래서 성동구는 성수를 이태원처럼 새로 개발하고 싶은 욕구에 성수를 이태원처럼 꾸미려고 했고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인테리어, 비슷한 방식으로 난개발을 해대고 거리에 온통 카페와 갤러리 카페, 베이커리 카페만 만들어대더리 이제 그 개업빨은 다 되고 힙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도로 압구정, 신사동, 이태원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구경 몇 번 하면 볼게 없으니 떠나는 것이다.
지리적 문제
성수의 지리적 문제는 굉장히 큰 문제다.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2호선 지하철이 간다지만 2호선의 오른쪽 구역은 사실상 매우 외진 곳어로 예전에는 서울로 취급하지 않은 지역이다. 차로 이동하는 것은 더 문제가 크다. 엄청난 교통지옥을 뚫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지방에서 핫한 서울로 구경오는 젊은이들이나 외국 관광객들이 서울에 와서 성수에 들렀다 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성수는 명동도 아니고 이태원도 아니고 그냥 서울에서 매우 외진 공업지역일 뿐이다.
성수에 가는 사라들은 1일동안 뭘할지 계획을 세워 먼거리에서 방문을 해야 하는데 한 두 번은 호기심에 가보겠지만 지속적으로 자주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
성수는 명동,강남, 이태원, 홍대처럼 지방 관광객, 외국 관광객이 이동하기 쉬운곳이 아니다. 심지어 서울에 사는 사람들도 가기 쉬운 곳이 아니다.
창업자들이 이탈
IT창업자들과 새로은 테크 스타트업들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IT밸리가 되는 듯 했지만 역시 출퇴근이 어렵고 형편없는 근린시설과 삶의 질에 비해 턱없이 비싼 주택, 아파트 임대료와 전세비등으로 직장인들은 성수에 출퇴근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쳇말로 성수에서 방을 빼고 있다.
다니기 어렵기 때문이고 근처에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더 어렵다. 지자체는 어차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좋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총체적 난국. 지자체의 마케팅과 헛발질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성수는 생산시설이 사라져가고 있어서 전혀 생산적인 지역이 아니다. 관광과 소비를 주 산업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지역은 성수말고도 서울에 너무 많다. 홍대, 합정을 중심으로 한 마포구, 이태원과 이촌을 중심으로 한 용산구, 전통의 강남, 을지로와 종로를 가지고 있는 중구 등
지자체의 총체적 헛발질과 퍼주기식 개발로 개발업자만 득을 보고 있다. 성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는가? 로스팅을 직첩하는 카페도 드물고 빵도 직접 만드는 곳없다. 모두 재료를 사다가 짧은 가공으로 판매한다. 흔히 자릿세라고 하는 공간비용을 얹어서 판매하는데 상당히 비싸다. 커피가 5000원 기본이며 6000원 하는 곳도 있다. 음료는그나마 나은 편이고 도너츠나 빵 같은 것은 터무니 없이 비싼 곳이 많다. 공방의 물건들이나 디자인 제품들은 시중 제품의 2배를 넘는 것이 대부분이다.
찾아 보면 가격이 싼곳도 있지만 당연히 그런 곳은 사람이 매우 많이 붐빈다. “나 이거 성수에서 사왔어”라고 하며사진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주변에 자랑하기 위해서 싼 제품이라고 사야 하는 사람들이 그런 곳에 몰리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이제 성수의 물가가 높다는 것을 당연히 다 안다.
“강남, 이태원하고 비슷하지만 조금 더 싸다” 이게 성수의 경쟁력인데 싸지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더 특이하거나 더 힙하지도 않다.
성수는 어떻게 될까?
방문객들이 이탈한다.
결국 FNB, 카페의 거리가 되어 버린 성수는 앞으로 몇년동안 그럭저럭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방문객들이 점차 성수의 카페들이 이태원, 가로수길, 홍대거리, 해방촌 같은 전통의 핫플레이스들의 단순한 짝퉁이라는 것을 알아챌 때가 되며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다시 이태원, 홍대, 강남으로 이탈할 것이다.
실제 요즘의 핫플레이스는 다시 강남의 압구정, 신사역과 홍대의 연트럴파크, 이태원 뒷골목이다. 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상권이 완전히 죽은 듯 했지만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말 답게 다시 가장 핫하고 힙한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성지로써의 위상을 금새 되찾았다.
방문객들도 눈이 있다. 홍대도 가고, 이태원도 가고, 강남도 가보고 다 가봤던 사람들이다. 눈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볼 것 다 보고 식상하고 지루함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성수에서 이탈하고 있다. 근래에 이런 곳들을 몇번이라도 방문해봤다면 금새 알 수 있다.
스타트업과 소상공인들이 이탈한다.
집값이나 임대료만 올라가 젠트리피케이션이 되고 방문객들이 줄어들어 쇠퇴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예로 경리단길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성동구는 성수는 다르다는 말로 홍보하고 있지만 허울좋은 말뿐이고 성수도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더 오래 버텼을 수 있지만 운나쁘게 결국 성수는 이제부터 빠르게 쇠퇴할 것이다. 태생부터 따라하기식으로 모방해서 만든 짝퉁이고 문화과 로컬의 특색있는 분위기를 돈으로 만들수 있다는 생각의 결과는 뻔하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방문객이나 소상공연 모두에게 특별한 잇점이 거의 없고 오직 인테리어 업자, 개발업자에게만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 어디서 많이 본 스토리이며 익숙한 상황이 아닌가?